화계사 주지 우봉스님과 함께한 라오스 불교문화 순례길...(순례 3일차/1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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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계사 작성일24-02-24 09:59 조회629회 댓글0건본문
▲ 공식 행사가 끝나고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쌈본 화계초등학교 운동장)
순례 3일차(1월/24일)
3일차의 여정이 시작됐다. 어김없이 6시 30분(한국시간 8시30분) 호텔 내에 널찍하고 다양한 메뉴들로 준비된 뷔폐식으로 아침공양을 마치고 여행가방을 모두 챙겨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 7시 반 쌈본 화계초등학교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차창으로 보이는 바깥풍경은 경이롭다. 아직 라오스는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관광인프라가 열약한 나라다. 흙 면지를 뒤집어쓴 가로수는 단풍처럼 황갈색으로 변해있었고 드문드문 목가적인 농촌풍경은 고요한 삶의 방식으로 탐험을 기다리는 보물창고 같았다. 바깥풍경에 몰입하는 동안 버스는 2시간여를 달려 쌈본 화계초등학교에 도착했다. 130여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스님과 순례단을 환영했다. 마리골드 꽃 팔지를 만들어 팔목에 걸어주며 환한 웃음으로 하얀 치아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문득 시대적인 배경과 나라의 중요성이 새삼 실감났다. 어린나이부터 부여받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티 없이 맑은 그들의 순수함이 뭉근하게 가슴을 데웠다. 문득 한국의 학생들이 떠올랐다. 부족함을 넘어 넘치도록 과한 등골 부레이커로 부모들의 욕심에 일찍부터 명품을 알아버린 어린 학생들이 얼만큼 행복한지 묻고 싶어졌다....
라오스 쌈본 초등학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업으로 제3세계에 교육사업과 우물사업, 지역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구촌 공생회에 화계사가 후원하여 2008년 라오스에 설립한 초등학교다. 화계사는 라오스 쌈본에 화계초등학교를 새로 지어주었고 학교 건립 외에도 유치원, 보건소 설립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한 사찰 상황상 후원이 잠시 중단됐다. 이번 라오스 불교문화 순례를 통해 주지스님의 뜻에 따라 물품지원 및 학교 현황을 보고자 공식일정으로 방문하게 됐다. 현재는 지구촌 공생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학교 운영에 관한 지원, 도서관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 132명중 여학생 62명, 여선생님 1명, 남선생님 두 명, 총 3명의 교사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2009년 화계사에 지원을 받아 학교 땅을 매입하고 2013년에 도서관을 지어 현재까지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 학생들이 화계사 순례단을 반갑게 맞이하고 손목에 꽃 팔찌를 걸어주며 환영
▲ 교장선생님/ 학교 소개 및 환영사
▲ 행사에 참여한 화계사 스님과 불자들
▲ 학생들의 환영식 공연 /율동
▲ 학생들의 율동을 보며 환영의 박수도 보내고..
행사는 환영식과 화계사 주지스님 답사, 선물/감사장 전달, 다 같이 사진촬영, 학교와 도서관 라운딩 순으로 진행됐다.
라오스 쌈본 화계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화계사 주지 우봉스님 도준스님, 재각스님, 화계사 불자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관심과 지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에 잊지 않고 저희 화계초등학교에 학용품과 필요한 물품 등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감사함을 전한다” 며 고마움을 표했다.
▲ 화계사 주지 우봉스님/답사
주지 우봉스님은 감사한 마음을 담아 답사를 통해 “이렇게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너무 감 사 드린다. 한국은 1953년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였지만 2024년 지금은 세계 10위안에 드는 경제대국이 됐다” 며 “이것은 우리의 부모님들이 전답을 팔고 집안의 모든 역량을 다 바쳐 자식들을 교육시켰기 때문이다” 울컥 스님의 목소리가 촉촉하게 가슴을 울렸다. 마치 그때를 회상하듯 내 어머니가 그리웠고 한뉘 사는 동안 으뜸이 되라 하신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머니 품에 안겨 옛살비(그리운 고향 터전) 이야기를 밤새 나누고 싶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스님의 목소리에 그때의 애잔함과 그리움이 촉촉하게 스며들었고 화계사 불자들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스님은 “여기계신 부모님들 어떻게든 아이들을 교육시켜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학생들도 어떤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어도 반드시 공부를 멈춰선 안 된다. 국민이 공부해야 나라의 미래가 보장되며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여러분들이 공부하는데 화계사가 도움이 될 것이며 지금보다 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스님은 “장차 한국에 와서 출가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화계사에서 여러분들을 공부시키겠다” 고 말씀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애쓰시는 쌈본 화계초등학교 히안탄 깨우시 교장선생님, 히안탄 두이 선생님, 히안탄 난 싸권 선생님께 감사드렸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화계사 불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머물러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 드리며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에게 공부 아니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잘 길러내 미래에 이 아이들이 라오스를 책임지는 건강하고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고 당부했다.
▲ 화계사에서 준비한 보시금과 선물전달식도..
▲ 주지스님,도준스님,재각스님/어린 학생들에게 단주를 팔목에 걸어주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
▲ 상품 준비 진열 등 열일하고 있는 묘각심 종무실장
▲ 학교운동장 행사 풍경
▲ 화계사 불자들이 학생들에게 간식과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 선물을 받고 환하게 웃는 학생들/선물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즐겁다.
▲ 교실 라운딩을 하며 현실을 보고... 어린이들과 율동도 같이 하시고...
▲ 맨 위 학교 건물과 아래는 도서관/ 이곳에서 학생들의 꿈이 자라고 있다.주지 스님의 답사에 이어 선물전달. 화계사에서 준비한 각종 필요한 물품과 아이들의 간식을 나눠주고 주지스님과 함께 학교 라운딩에 나섰다. 선생님들의 공간 교무실을 필두로 각 학년 교실을 둘러봤다. 시멘트 맨 바닥에 듬성듬성 패인자국도 있었다. 얼마나 열악한지 자꾸만 눈길을 잡는다. 그 공간에서도 아랑곳없이 꿈을 키우는 해맑은 학생들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윤슬처럼 빛났다. 이 학생들이 머리 터지도록 공부하여 옛말하는 우리처럼 멋진 어른으로 커서 라오스를 책임지기를 부처님께 발원했다.
▲ 왓 시사켓
▲ 왓 호파깨우라오스 쌈본 초등학교의 공식 행사를 모두 마치고 점심공양 후 가이드를 따라 6천8백4십 개의 불상이 있는 왓 시사켓을 방문했다. 왓 시사켓은 비엔티안에 남아있는 사원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불교의 심오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그 천상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을 오랜 관습의 성지라고 했다. 이 사원은 시간과 전쟁의 시련을 견뎌낸 라오스 사람들의 불교에 대한 집념과 헌신을 보여주는 듯 고요하고 향의 향기가 평온하게 느껴졌다. 간혹 목이 잘린 불상이 보이기도 했다. 역사의 상흔이다. 태국과 라오스간의 전쟁 당시 전리품으로 가져가기 위해 불상의 머리가 잘렸다고 한다.
근방에는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려고 지은 왓 파깨우 사원도 있다. 왓 시사켓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도 쉬웠다. 오래 전 옥으로 만든 60cm 정도의 불상을 모셨던 곳이지만 지금은 왓 파깨오 사원에 가도 에메랄드 불상은 만나볼 수 없다. 현재는 태국의 국보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왓 파깨우는 1560년 수도를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옮기면서 옛 왕궁의 상징이었던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왕실 사원이다. 과거 태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불상을 빼앗겼고 현재 이 에메랄드 불상은 태국 방콕 왓 프라깨우에 있다고 한다.
▲ 라오스 기차역과 열차안 내부 모습
왓 시사켓 사원과 왓 파깨우 사원을 모두 둘러보고 비엔티안에서 루앙 푸라방으로 가기위해 순례단은 비엔티안 고속열차 역으로 이동했다.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인 가이드, 화계사 순례단을 태운 버스는 비엔티안 외곽에 위치한 고속철도LCR 기차역으로 향했다. 라오스에서는 공무적 성격을 가지고 여행사에 배속되어 있는 현지 가이드가 실질적인 안내를 했다. 중국에서부터 라오스 중북부를 관통해 수도 비엔티안까지 연결된 고속철도LCR은 2021년 12월 개통됐다.
라오스 고속철도LCR은 중국의 사업일환으로 중국에서 설계하고 중국에서 가져온 기차로 중국 철도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기차역 건물도 중국식 형태로 지어져 있다. 루앙프라방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되고 탑승 절차도 항공기보다 엄격하고 까다로웠다. 짐 검사(여행가방) 몸 수색을 모두 끝내고 나서야 기차를 타러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고속철도 기차표에는 기차시간과 좌석번호 승객의 여권번호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기재되어 사용 후 페기시 아주 주의해야 한다. 고속철도라고 하지만 한국의 무궁화호보다 빠르지 않았다. 오후 5시 반쯤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이틀간 8명씩 조를 이뤄 미니밴으로 이동했다. 푸짐한 현지 식으로 저녁공양을 마친 순례단은 루앙프라방 그랜드 호텔에서 다시 짐을 풀며 3일차 순례를 정리했다.
김지희(정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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