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인한 수재를 입고 실의에 빠진 농민을 돕기 위해 불자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 화계사(주지 수암스님)는 8월27일 충남 청양군 대치면에서 수재민 돕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수재민 돕기에는 화계사 포교국장 원정스님을 비롯한 신도 25명이 참여했다. 봉사자들은 오전 7시 화계사를 출발해 3시간을 달려 대치면 상갑리에 도착했다.
 
도착을 하자마자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에서 쓰레기 청소와 토마토 줄기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마가 할퀴고 간 것이 10일도 더 지났지만 비닐하우스 바닥은 장화를 신지 않으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질퍽질퍽했다.
 
하지만 신도들은 발이 빠지면서도 뿌리가 썩어 말라가고 있는 줄기에서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지난 15일 대치면에는 짧은 시간동안 약 19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상갑리에 위치한 이여옥씨의 대추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도 하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성들여 키운 토마토의 첫 수확을 바로 앞두고 침수 피해를 입어 좌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여옥씨는 “부부가 하우스에서 무더위와 싸우며 여름 내내 애지중지 기른 토마토가 물에 잠기는 것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청양시내로 피했었다”며 “시름에 빠진 저희들을 위해 서울에서까지 찾아와 도움을 주시니까 힘이 난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화계사 포교국장 원정스님은 “해가 가면서 불자들이 봉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지만 어디에 가서 봉사를 해야 하는지 길을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봉사를 통해서 우리가 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시골에 와서 일을 해본다는 황세영 보살은 “피땀 흘리면서 키운 농작물을 수확도 하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농민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비록 작은 힘을 보태지만 용기를 내서 재기의 발판을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화계사 신도들이 수해를 입은 하우스에서 수확한 방울토마토는 240kg으로 전량 구매를 했다. 또 이씨가 팔려고 준비해 놓은 딸기잼 240병을 구매해 사찰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한편 화계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10월 중으로 봉사단을 정식으로 발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