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10월 초하루 법회 - 향적스님 법문(중앙종회 의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11-15 22:27 조회14,958회 댓글0건본문
"가을 바람에 본체가 들어나네"
(음)10월 초하루, 11월 14일
입동이 지난 도량에 무상한 낙엽이 뒹글고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에 부지런한 불자들은 나를 찾으려, 아니 부처님을 만나려 오는 발길이 분주한 10월 초하루였다.
수능 백일 기도를 마친 학부모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한 발원으로 이어져 발원문을 품에 안은채 대적광전 좌복에서 떠날줄을 모르고 부처님께 참회 발원하며 애타게 기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초하루 기도는 포교국장 원정스님께서 이끌어 주시며 천수경, 반야심경 독송과 신중단에 화엄경 약찬게를 올리며 여느때와 같이 불자들과 간절한 기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편 열린 마루 아래서는 중증장애인 의료비 모금을 위한 수안스님 기증 작품전시회가 불이원 주최로 열리고 있었다. 불이원은 사회복지법인 자제공덕회 산하시설로, 중복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45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10월 초하루 법문은 대한불교 조계종 종회의장 향적스님께서 "체로 금풍" 가을바람에 본체
가 들어나네 하시며 가을날 마음을 찾아가는 법문을 해주셨다.
향적 스님은 일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해인지 초대 편집장과 불교신문사 사장, 조계종 교육부장 등을 역임했다.

△ 향적스님(중앙종회 의장)법문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은 종회의장 자격으로 화계사에 온것이 아니라 주지스님과 인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종회의장이 되기 전에 화계사를 방문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늘은 올 들어 날씨가 제일 추워졌습니다. 화계사에 와 볼수록 발전 한것이 눈에 보입니다. 옛날 백상원을 정리해서 국제선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화계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일하게 인터내셔널한 사찰입니다.
화계사 주지스님은 다른 어떤 사찰의 주지 스님보다 노고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선원에서 수행하시는 외국스님들은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외국스님 시봉 하시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큰 박수 부탁합니다.) 남 칭찬은 복짓는 일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춘다 합니다. 칭찬을 많이하는 것은 복짓는 일입니다.
저는 화계사와의 인연은 몇년전 입적하신 조실스님, 숭산 큰스님께서 종단에서 소임보실 때 교육문제, 특히 백상원을 만드시고 교육도량 국제 포교에 열의가 많으셨습니다. 88년 스위스에서 불어 공부하며 어학원 다닐때 숭산스님께서 스위스 대학에서 특별법회를 한다는 벽보를 보고 찾아 갔습니다. 젠마스타, 그랜드 마스타라 하시는데 한시간동안 영어로 법문을 하면 주네브대학 영문과 학생이 통역을 했습니다. 어려운 선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영어로 법문하면 불어로 통역을 했습니다.
숭산스님은 국제포교를 위해 영어를 공부해서 스위스 사람들에게 한시간 가까이 법문을 하시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그모습을 보며 뿌듯했고 감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에게 공부 한다고 100불을 주셨습니다. 그당시 100불은 나에게 큰 돈이고 고맙고 잊지를 못합니다. 조금전 조실당에서 사진을 보았습니다. 큰스님과의 인연이 새삼 생각났습니다. 화계사 신도님은 국제적인 조실스님의 전통, 국제포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종단현실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스님이 많지를 않습니다. 외국스님이 지켜야할 상황입니다.
화계사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찰입니다.
화계사 신도님 자부심을 갖으시고 주지스님께서 하시는 일에 많은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오늘 가을날에 맞게 "체로금풍" 벽암록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중국의 운문스님 85세를 사셨습니다. 중국불교의 선종에서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가을날 학인이 조실스님께 물었습니다. 가을에 잎이 다 떨어지지고 나면 어떻게 합니까?
가을 바람에 금풍이 일어난다. 금풍, 가을 바람을 금풍이라 한다.
선적인 대화입니다. 잎이 다 떨어지니 가을바람에 본체가 들어난다.
이성적 외로움, 쓸쓸함 ,무상함 갈등, 절에 살면서 젊은 스님 자기에 맞는 질문을 했을 것입니다.
여름바람에 무성한 숲에는 산도 나무도 안보입니다.
그런데 가을에는 나무와 줄기를 볼수 있습니다. 인간의 잡다함을 떨쳐버린다. 가을바람에 본체가 들어나네...
회오리 바람에 낙엽이 다 떨어진다. 비로서 본체가 들어나는 것입니다.
학인스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학인스님이 운문스님께 어떤 마음으로 질문을 했을까?.
용혜원의 시가 있습니다.
갈색빛으로 물든 낙엽이 시한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한 하늘이 시한편입니다.
................
그런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무상, 고독하고 외로움은 인간의 근원적, 존재적 외로움 입니다..
자기만이 느끼는 무상함, 쓸쓸함 입니다. 일심동체라 하는 부부사이에도 고독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가을이 되면 누구나 가을을 탄다. 겨울에 대한 위기 의식이기 때문이다.
앙상한 나무가지를 보고 마음의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목석이지요.
한마디로 체로금풍 가을바람에 본체가 들어난다. 쓸데 없는 잡념을 떨쳐 버려라.
겨울의 위기를 나기 위해 쓸데 없는 낙엽을 던져 버리는 낙엽처럼 어떻습니까?
, 지키려고 가지려고 하니 심리적으로 불안 고통스럽지요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쓸데 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 낙엽, 곧 진리의 본체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부처님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저는 프랑스의 침묵수도원에서 생활해 보았습니다.
프랑스의 겨울은 비가 많이 오고 음침하고 견딜수 없는 외로움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이 가을에 인생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육조스님은 "체로 진상" 진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불필요한 망상 때문에 부처님의 세계에 가지 못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믿는 것이 신심 입니다.
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이 현대인들이 처한 문제입니다. 나 라는 것에 집착해서 템플스테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나를 버리는 여행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
♣ 매월 초하루 법회후에는 대적광전에서 사찰확대회의가 개최된다.
화계사 전 신행 단체장과 신도회 임원, 불대 임원, 주지스님, 교무스님, 재무스님이 참석 하시며 종무실장, 교학처에서 참석하여 지난 한달동안의 사찰 전반에 대한 회계 복지, 포교, 교육에 대하여 회의를 진행한다.

▦ 공지사항
-, 11월 17일(토) 임진년 관음 백일기도 입재일 입니다.
-. 11월 23일(금)~11월 24일(토)화계사 겨울양식 김장 담그는 날입니다.
-. 11월 30일(금) 생명평화 1000일 정진 기도 회향입니다.
-. 12월 1일(토) 숭산스님 추모 다례와 기념 비석 제막식입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화계인터넷 기획부
글/사진 이정기(보현행)합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