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화계사


참선수행과 국제포교의 중심 사찰

삼각산 화계사

숭산스님

삼각산 화계사

내일 그대가 죽는다면 도행스님


미국스님으로 본명은 토니 세이거. 프라비던스 선원에서


오랫동안 선사님과 함께 멋있고 흥미로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선사님이 나에게 주신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을 잘 나타내 주는 몇 가지 일이 떠오릅니다. 그 일들은 누군가의 도움과 지도가 내게 절실히 필요했던 때에 일어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사님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말씀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매번 스님은 내가 떠났던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 과정에서 내 마음이 전보다 더 열리도록 하여 주었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선사님에게 받았던 가르침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나는 곤경에 처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한때 진지하게, 선원에 살면서 수행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매우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대학원 과정에는 1년 동안의 인도 유학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인도를 가야 할지(1년 동안 헤어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내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꼈던 진실대로 선원에 가야할지를 놓고 나는 갈팡질팡하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왔다갔다 하는 마음의 지독한 고통만 더할 뿐이었습니다.
어느날 우리는 선사님께서 우리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해서, 프라비던스 선원의 선사님을 찾아 나의 문제에 대하여 말씀하였습니다. 스님에게 나의 혼란, 친구와 함께 있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선원에 가지 않으면 나의 방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하여 말씀하였습니다.
갑자기 선사님이 물었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방향은 무엇이지?"
스님의 질문에 내 마음은 멈추어 버렸습니다. 한동안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말이 내 입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에 앉아 스님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직 그 마음만 지키도록 하게."
나는 즉각적으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내가 이 마음만 지킨다면(너무나 오랫동안 그렇게 할 수 없었지만) 비단 이 상황에서 뿐만 아니라 내 삶의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OK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다른 일은 몇 년 뒤에 있었습니다. 내 삶은 많이 바뀌었고, 아마도 언젠가는 스님이 될 씨앗이 내 안에 심어져 있었던가 봅니다. 스님이 되는 문제를 거의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한번 그런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면 스님이 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생각에 깊이 빠져 버리곤 하였습니다. 다시금 혼란스러웠고, 때로는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의 지독한 고통을 겪었으며, 한 가지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혀있기도 하였습니다. 또 당시로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를 애써 풀려고 매달릴 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의 공격을 받고 있을 때 선사님이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나의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힘이 되어줄 이가 필요했습니다. 나는 다시금 스님을 찾아가 내 문제를 말씀 드렸습니다. 왜 내가 스님이되고 싶지 않은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고민들에 관하여 말하였습니다. 내 초라하고 뒤엉킨 머리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까지 스님은 묵묵히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며 말했습니다.
"토니, 내일 자네가 죽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겠느냐?"
순간, 꽝!! 하고 내 머릿속의 커다란 소용돌이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스님께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매우 깊은 환희에 압도되었습니다. 나는 웃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사님도 나와 함께 웃었습니다. 스님의 질문은 마치 고깃덩어리에서 쓸데없는 지방을 잘라내는 것처럼 내 머릿속의 잡다한 생각들을 한칼에, 완벽하게 잘라 버렸습니다. 나는 그러한 순간을 놓쳐 버림으로써 얼마나 많은 일들이 망쳐지는지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 머릿속으로 따져보고 재보고 억측하던 것들을 모두 놓아 버렸습니다.
스님이 항상 나에게 대했던 접근방법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자신의 생각을 나에게 주입시키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에게 조금도 얼룩이 묻지 않은 거울이 되어 주었습니다. 스님은 항상 나 자신을 반사하여 나에게 비춰 주었습니다. 테니스 공을 되받아쳐 다시 상대방의 코트로 보내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하여 만일 내가 알아야 할 무슨 일이 있거나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으면, 내 스스로 그 문제를 알게 하고 해결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열매는 나의 것이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그가 한 것은, 이것을 해야만 한다든가 저것을 해야 한다는 식이 아닌, 또한 물건을 사가듯이 나의 혼돈을 사가는 것이 아닌, 한 점의 얼룩이 없는 거울이 되어 줌으로써 나 자신을 그대로 반영하여, 되돌려주고, 나의 직관과 생각 이전의 나 자신과 연결하고 또다시 연결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선사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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