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화계사
05. 인생의 길이란(人生)
인생이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느냐 하는 문제는 동서고금 모든 사람들의 화제였다. 그러나 우리의 고인 가운데 나옹스님의 누님이 있었다. 동생에게 염불을 배우고 난 후 스스로 한 글귀의 시를 읊으니 다음과 같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날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고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일 듯하고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같네
뜬구름은 자체가 실이 없나니
생사 거래도 모두 이와 같도다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드러나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날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고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일 듯하고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같네
뜬구름은 자체가 실이 없나니
생사 거래도 모두 이와 같도다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드러나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참으로 명시다.
나는 것을 한탄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을 슬퍼하지도 않고 오고 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또한 그 가운데 생사 없는 도리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를 읽고 잘 되었다, 못되었다 평가 할 것이 아니라 이 속에 들어 있는 문제 하나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드러나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하였는데 '그 생사를 따르지 않는 당연한 한 물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아는 자는 뜬구름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지 않으리라.
만나고 헤어짐을 기약하지 않으리라. 기약이 없는 세계에 나아가려면 바로 그것을 보라. 그것을 보는 자가 곧 부처님이니라.